새 장비가 전원 켜자마자 무한 재부팅을 한다고? 장난해?
박스 갓 깐 새 서버에 전원 딱 넣었는데 바로 픽 꺼져버리는 그 기분, 안 겪어보면 모른다. 이번에 강남 고객사에 뉴타닉스 NX3155-G8 3노드 납품하러 갔다가 제대로 진땀 뺐지. 3대 중에 딱 한 대가 이상했어. 전원 켜고 BIOS 장치 초기화 화면까지는 넘어가. 그러더니 갑자기 전원이 툭 끊겨. 그리고 다시 켜지고. 무한 루프의 시작이야. 부팅 메뉴 따위는 구경도 못 했어.
혹시나 해서 메모리 뺐다 껴보고 램프 확인하고 전원 케이블 바꿔봐도 증상은 똑같아. 아, 이거 뽑기 운이 지지리도 없구나. 현타가 팍 오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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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고만 무한루프로 보여준 NX-3155-G8 |
고객사에 어떻게 변명할까 고민하지 마, 그냥 팩트로 승부해
뒤에서 담당자가 팔짱 끼고 쳐다보고 있는데 속은 타들어 가지. 시원한 서버룸인데 내 등줄기에는 식은땀이 쫙 흐르더라. 팬 돌아가는 소리는 미친 듯이 시끄러운데, 그 와중에 내 숨소리만 들리는 기분 알어? 내 잘못은 아니지만 상황은 수습해야 하잖아. 쓸데없는 핑계는 독이야. 괜히 소프트웨어 설정 문제인 척 시간 끌다가 뽀록나면 더 욕먹어. 그냥 하드웨어 초기 불량 당첨됐다고 솔직하게 팩트로 오픈했어. 담당자가 한숨 푹 쉬더니 바로 "그럼 언제 다시 받을 수 있나요?" 치고 들어오는데, 내가 본사 물류창고 직원도 아니고 재고가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아. 함부로 날짜 약속하면 나중에 독박 쓰니까, 당장 알아보고 정확한 일정 피드백 주겠다고 철벽 방어부터 쳤어.
벤더사 엔지니어들 특징이 뭔지 알아? 일단 시스템 로그부터 까보자고 우기는 거. 근데 윈도우 진입은커녕 BIOS에서 죽어버리는데 무슨 놈의 로그를 뽑아. 말로 백날 "전원이 픽픽 죽어요" 설명해봐야 걔네들 절대 안 믿어. 무조건 증거 영상이 최고야. 바로 폰 꺼내서 전원 버튼 누르고, 윙 소리 나다가 빨간불 켜지면서 픽 꺼지는 그 찰나의 무한 루프를 동영상으로 쫙 찍었지. 콩글리시 섞어가며 증상 설명 빡세게 적고 영상 첨부해서 SRE 쪽에 던졌어. 한 두세 시간 피 말리게 하더니 답이 오네. 메인보드 사망 판정. 보드 교체해야 한대.
보드만 덜렁 온다고? 아, 이거 내가 다 뜯어야 돼?
여기서 두 번째 빡침이 찾아와. 새 섀시로 통째로 예쁘게 포장해서 보내주면 참 고마울 텐데, 얄짤없이 쌩 보드 파트만 덜렁 온다는 거야. 그 말인즉슨? 내가 현장에서 그 무거운 서버 랙에서 다시 빼내서, 뚜껑 열고, 뻑뻑한 케이블 수십 개 다 뽑고, 드라이버 들고 메인보드를 통째로 들어내서 새 보드로 이식 수술을 해야 한다는 소리지. CPU 쿨러 떼어낼 때 써멀 구리스 손에 다 묻고, 핀 휠까 봐 조심조심... 진짜 육두문자 나오게 귀찮아 죽겠는데 어떡해. 까라면 까야지. 내 월급에 포함된 고통이려니 했어.
문제는 국내에 파트 재고가 씨가 말랐어. 글로벌 허브에서 부품 땡겨오는데 최소 3일 이상 걸린대. 와, 3일 동안 프로젝트 올스탑이네? 이 소식 그대로 고객한테 전하니까, 자기들도 해외 배송이라 물리적인 시간 걸리는 건 아니까 체념하고 받아들이더라. 3일 뒤에 뽁뽁이로 감싼 부품 들고 다시 강남 한복판으로 쳐들어가서 뚝딱뚝딱 보드 갈아 끼웠어. 전원 버튼 다시 누르기 직전에 진짜 속으로 기도했잖아. 제발 켜져라. 다행히 웅장한 팬 소리와 함께 녹색 불이 쫙 들어오는데 십 년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가더라. 그 뒤로는 늘 하던 대로 클러스터 구성 쫙쫙 밀어붙여서 스무스하게 끝냈어.
이 경험을 통해 알게 된 뉴타닉스 RMA 절대 실패하지 않는 법 (꿀팁 대방출)
초보 엔지니어들이 벤더사 장비 교체하고 나서 제일 많이 하는 실수가 뒷정리야. 교체만 했다고 끝난 게 아니거든. 고장 난 폐급 파트 잘못 처리하면 나중에 덤터기 쓴다. 내가 정리한 반납 프로세스 딱 5가지만 기억해.
- 골든 타임은 2주: 장애 파트는 교체 후 무조건 2주 안에 반납 처리해야 돼. 창고에 처박아두다 까먹으면 피곤해짐.
- 접수 메일 발송:
flash.jupiter@jupiterexp.com여기로 파트 반납 픽업 요청 메일을 꼭 보내야 해. - RMA 번호 확보: 새 부품 배송 올 때 박스 안에 종이 쪼가리 하나 있을 거야. 거기에 적힌 RMA 번호 절대 버리지 마.
- 시리얼 넘버 필수: 반납할 때 그냥 던져주는 게 아니라 Part S/N (시리얼 넘버)를 정확히 명시해서 알려줘야 됨.
- 기사님 픽업 대기: Jupiter 측에서 배송 기사님을 배정해 줘. 그분한테 파트 넘겨주면 끝.
반납 요청 메일은 그냥 이거 복붙해서 써라
메일 어떻게 쓸지 고민할 시간에 밥이나 한 숟갈 더 먹어. 아래 양식 복사해서 빈칸만 채워 넣으면 끝이야.
제목: [Nutanix] RMA 파트 반납 요청 - Case Number : [123454], Dispatch : [38974] 회수 요청
안녕하세요 OOOOO 입니다.
교체한 파트 반납 픽업 요청드립니다.
- Case Number : [케이스넘버 기입]
- Dispatch : [디스패치 번호 기입]
- Part number : Chassis X-CHS-3155G-6334 (C-CPU-6334) 1ea
[Serial number]
- Block Serial Number : [노드 블럭 넘버]
- Node Serial Number : [노드 시리얼 넘버]
- 픽업지 주소 : [장비가 있는 본인 또는 고객사 주소]
- 연락처 : [이름 (전화번호)]
처음 당해보면 식은땀 줄줄 흐르지만, 한 번 몸으로 때워보면 별거 없어. 다음엔 더 능글맞게 대처할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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